2023년 첫 포스팅이 회고라니(부제: 12개월 만에 글을 올리는 이유)

Yeshin Lee
5 min readDec 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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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매년 보러 가는 신세계 본점.

벌써 12월이다.

취업 준비로 스트레스받았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은 이렇게 하지만 코로나 풀릴 때까지 벼르고 있던 독일도 다녀오고 서핑도 했다.

지난 2022년 회고록을 다시 보니 ‘6개월 안에 ~ 하겠다’고 다짐도 많이 했었는데,

그중에서 지킨 건 과연 몇 개인지, 그동안 2023년 1년 동안 나는 어땠는지 돌아보자.

건강

체력에 비해 나름 건강한 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올해 유독 많이 아팠다.

1월 A형 독감, 3월 코로나(출국 당일 확진이라니), 5월 감기 그리고 지난달 감기.

처음에는 아플 수도 있지 싶었는데 5월에 감기에 걸리니 서러웠다.

홀수의 저주인가 싶어서 7월과 9월은 더워도 마스크를 쓰면서 긴장 속에 보냈다.

런데이도 꾸준히 하고 있다가 아픈 거 낫고 나서도 안가고.

그 사이에 친구 따라 10년 만에 수영도 해봤는데, 힘들면서도 재밌지만, 날씨가 날씨인지라 안 하고 있다.

요즘엔 스쿼트 30개와 런데이를 하고 있는데, 덕분에 헬스장에서 틀어놓은 최신 아이돌 노래는 웬만하면 다 알게 되었다.

정신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해결된 줄 알았지만, 현실은 전혀 아니었다.

나도 모르게 그 스트레스들이 취업하면서 그대로 무너졌고, 그동안의 의욕과 열정은 어디 가고 집에 가면 그저 늘어졌다.

겉으로는 열정 있어 보였을 수도 있지만, 그 뒤에는 무기력이 자리 잡고 있었다.

6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지나고 그것이 슬럼프였다는걸 알았다.

돌이켜보면 2달에 걸쳐 아팠던 것도 관련 있지 않나 싶다.

그때, 지금까지 나에 대해 나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는 걸 알았다.

갈수록 우울감이 극대화되면서 처음 겪는 증상이었다.

여러 가지 생각들로 머리가 너무 복잡해서 모든 생각과 감정을 노트에 써봤는데, 쓰기 전보다 덜 생각나는 게 체감됐다.

손가락 마디 마디에 힘을 주면서 그저 써 내려갔을 뿐인데 이렇게 효과적일 줄이야.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우연히 보게 된 모닝 페이지도 시작하면서 이전보다 안정적인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블로그 포스트를 올리지 못했는지 알게 되었다.

글쓰기의 즐거움

초등학생 때는 매일 일기를 썼고 그걸로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도 가끔 쓰는데, 따지고 보면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한다.

그런 내가 왜 그럴까 싶어 생각해보니, 정보 목적의 글쓰기를 어려워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해하기 쉽고 재밌는, 소위 잘 쓰인 다른 블로그 글을 볼수록 부담을 느꼈다.

끝없는 비교, 완벽함에 대한 강박이었다.

주변에서 ‘만약 잘못된 정보가 있다면 사람들이 말해주니까 일단 올리세요.’ 라고 많이 말해주셨지만, 이걸 내려놓는 건 지금까지도 쉽지 않다.

현재 노션, 옵시디언, medium에 적힌, 완성되지 않은 글만 해도 60개가 넘는다.

‘오늘은 꼭 올려야지.’ 다짐해도 결국 ‘등록’ 대신 ‘임시 저장’을 눌렀다.

예전에 올린 medium 글들만 봐도 전부 마음에 들지 않는걸.

그래서 이렇게 올리는 이유도 그 비교와 강박을 내려놓기 위한 도전이다.

그래서 얼마만큼 지켰는데?

주 3회 30분 운동하기

꾸준히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했다.

‘애플워치’와 ‘SNS에 운동 인증하기’는 목적 달성에 효과적이었고, 전보다 자주 걸어 다닌다.

항상 느끼지만, 운동은 ‘해야 하는데..’라는 귀찮음 하나만 이겨내면 된다.

상반기까지 개발 도서 2권과 비개발 도서 2권을 읽으려고 합니다.

상반기 대신 현재 12월을 기준으로 하면 달성했다.

읽으면서 정리하려고 레포지토리까지 만들었는데, ‘이펙티브 타입스크립트'는 잘 읽히면서도 안 읽혀서 1장만 정리하고 나머지는 읽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그래서 다 까먹었다.

지금 읽고 있는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모각코 시간을 활용해 당일 정리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뭐든지 시작한 당일에 끝내야 한다. (라고 말했지만 이미 밀렸다.)

그 외에 도서관 데드라인 등 여러 핑계 때문에 시작은 했지만 끝내지 못한 책들이 있다.

도둑맞은 집중력,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림 한 장으로 보는 최신 서버 가이드북 등.

1달에 기술적인 내용이 담긴 글을 1회 포스팅

이미 위에 기술했다시피 단 하나의 포스팅도 하지 않았지만,

회고를 통해 나 자신의 새로운 면을 알았고, 정기적이지 않더라도 이제는 할 수 있다.

매일 듀오링고에 투자했던 5–10분이 모여서 3202분이 되었다. 너는 충분히 할 수 있다구!

2024년 목표는 간단하게 세워봤다.

  1. 주 3회 40분 운동.
  2. 완벽함 내려놓기.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크게는 ‘블로그 글이 마음에 안 들어도 일단 올리기’, ‘완벽함보다 꾸준함이 중요하는걸 잊지 않기’ 정도다.

더불어 이런 나에게 항상 용기를 불어넣고 응원해주시는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내년에도 나는 할 수 있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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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hin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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